희망의 일터를 만드는, 성동근로자복지센터
오마이뉴스에서 기사 전문 읽기(죄송하다더니 임원회의 땐 "유족이고 XX이고"... 산재 기업의 두 얼굴)
[기자말] 한 해 2,000명의 노동자가 일을 하다 퇴근하지 못하는 산재공화국 대한민국. 노동건강연대는 이달의 기업살인을 통해 매달 최소한 언론에 보도된 노동자의 죽음만이라도 한데 모아 노동자의 ‘조용한 죽음’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밑거름을 만들고자 합니다.
3월 10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자갈공장 '중앙산업'에서 응웬 반 뚜안(23, 베트남 국적)씨가 새벽에 홀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했다. 일주일 만인 3월 17일, 이번엔 경북 고령군 소재 주물공장에서 A(30대, 태국 국적)씨가 2.5t 무게의 주물에 깔려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달 동안 8명이 사망해 2026년 1/4분기 이주노동자 사망자는 16명으로 늘어났다(4월 6일 기준).
3월 20일,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인 대전 안전공업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4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60명이 부상을 입는 중대재해 참사가 벌어졌다. 원인을 지목하는 기사가 하루에도 몇 건씩 보도됐다.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설비, 공장 곳곳에 쌓인 기름때와 유증기,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소방 훈련, 빈번했던 크고 작은 화재, 불법 증축, 샌드위치 패널 구조 등이 꼬리를 물듯 이어졌다.
무엇보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수차례에 걸쳐 화재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설비 개선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의 딸은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안전개선 건의를 본인이 묵살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부인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안전공업 손 대표는 딸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내부 임원회의에서는 막말을 쏟아낸 사실이 녹취록으로 드러났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 등에 따르면, 손 대표는 언론 제보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가족이고 XX이고" 등의 거친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기름이 새는 부분을 목장갑을 틀어막고 작업'했다는 안전공업의 노동자들이야말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 회사는 이런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전조 증상을 무시했고, 결과는 올해 최악의 화재 참사로 이어졌다.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없게 하려면 최우선으로 기업이 노동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3월,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