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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28 산재노동자 추모문화제 '추모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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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8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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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글

안영신

 

다정하고 살가운 아들이었습니다.”

저녁에 집 갈 때면 아버지한테 똥침을 놓던” “누나들한테 살갑고 장난기 가득했던아들이었습니다.

엄마가 대학 가라고 했는데 끝까지 우겨서 이 회사 왔는데 지금 퇴사하면 엄마한테 미안해서 못하겠다.”는 딸이었습니다.

 

20181210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한 고 김용균 님,

2021422일 평택항 부두 바닥 청소 작업중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한 고 이선호 님.

200736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생산 라인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어 투병 중 사망한 고 황유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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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13

 

20241월부터 6월까지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 수와 산업 재해 노동자 수입니다.

누군가에게 다정하고 살가운 아들딸이었던,

집안 형편 걱정하여 이른 나이에 노동의 고단함을 알아버린 철든 이들.

일터에서 퇴근하지 못한 수많은 김용균, 이선호, 황유미 들입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한강 작가의 물음에 먼저 응답한 산재 사망 노동자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나는 오늘 중대한 결심을 하고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고자 한다. 쓸쓸히 죽어간 내 아들의 죽음을 한낱 개죽음으로 만들지 않기 위하여 기나긴 투쟁의 길로 나선다. 때로는 큰 산이 막아서고 거친 바다가 나를 망설이게 할지언정, 목숨을 버릴 각오로 추잡한 놈들의 비열한 행위를 만천하에 알리고자 힘든 몸을 일으켜 세우며 투쟁의 길로 나선다. 나는 내 아들 이름 석 자를 대한민국에다 각인시키고자 내 남은 삶을 길거리에서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다.”

 

이선호의 아버지 이재훈 님의 외침입니다.

황유미의 아버지 황상기,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이민호의 아버지 이상영 등

많은 유가족들이 모든 것을 걸고 내 자식, 내 가족이 겪은 비극을

다른 이들이 겪지 않도록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관계와 이야기 가운데 살아갑니다.

나를 둘러싼 세계가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일터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야 합니다.

구의역 김군의 죽음 앞에 청년 전태일들이 나서서 추모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우리 사회가 이런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책임지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퇴근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수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일터의 죽음을 기억하는 우리들이

더 이상 일하다 다치고 병들고 죽지 않는 것이 당연한 세상을 위하여

함께 길을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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